“직원들의 능력 향상이 곧 회사 발전으로 이어져… 5년 내 5천억 원 매출 달성”

2021년 3월 2일 화요일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댄포스(DANFOSS)’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댄포스는 지난 1933년 창업주인 매즈 클라우센이 설립한 덴마크 회사다. 창업주는 냉동공조가 아니고 자동차 리프팅 특허기술을 개발했다. 그 기술을 판 자금을 토대로 공장을 만들어서 팽창밸브, 워터밸브, 온도조절기, 압력스위치 등 여러 제품을 처음부터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댄포스는 기계, 전기, 전자류 등의 모든 제품을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 공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90년대 독점 총판으로 진행하다가 2002년에 총판에서 사업을 인수하여 법인화를 진행했다. 한국이 유럽보다 조금 늦게 현지 조직을 갖추고 진출한데다가 콤퍼넌트 위주로 영업하다 보니 업계 관계자들은 잘 알지만 최종 소비자들은 댄포스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완제품이 아닌 중간재로 팔다 보니 그럴 수 있다. 

댄포스 내부에서도 5가지 메가트렌드를 찾아서 회사를 변모시키고 있다. 그것은 바로 디지탈화, 기후환경변화, 전기전자화, 도시화, 음식안전관련 콜드체인 등이다. 5가지 테마에 맞춰 모든 사업을 재정비하고 내부 체질개선을 하고 있다. 이 5가지가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이다. 저희가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분야에 사업을 주력하는 것이 아니므로 기존 사용되고 있는 환경을 개선하여 전기를 더 적게 쓰자는 것이다. 

그래서 Climate Group이 주도하고 있는 댄포스는 글로벌 캠페인인 EP100(에너지효율을 2배로 향상),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 EV100(회사용 업무차량은 전부 전동화 차량을 사용) 등 3가지 친환경 운동에 2019년 모두 가입한 최초의 Technology 기반 회사이다. 이처럼 댄포스는 에너지효율화를 통해서 지구환경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2002년에 본사 차원에서 한국에 진출한 배경은 무엇인가?

제가 2017년 5월에 입사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어느 정도 추측해서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 보통 외국계회사가 한국에 진출할 경우 직접 바로 들어오거나 아니면 대리점을 통해서 어느 정도 시장이 확보되면 들어온다. 2002년을 잘 보면 90년대부터 2002년까지 IMF때를 제외하고 한국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었다. 그리고 당시 일본은 내부사정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이 어딘가 봤을 때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이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었고 제품의 가치를 인정하여 더 높은 가격을 줄 수 있는 성숙한 시장 분위기였다. 게다가 아시아태평양 11개국 중에서 한국이 33%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시장이다.   

김성엽 대표는 2017년 대표 취임 후 안정적인 사업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성과를 이뤄낸 원동력은 무엇이며, 기존 시스템에서 무엇이 어떻게 바뀐 것인가?

댄포스코리아는 지난 2017년에 냉동 ․ 인버터 ․ 히팅사업부와 유압사업부 등 2개 법인이 있었다. 매출은 1천억 원을 넘겨서 인당 17억 원에 이를 정도로 알짜 회사다. 하지만 사업부간 업무의 연관성이 없어서 별개의 회사처럼 운영되었다. 당시 부서별로 나눠져 있었고 업무 또한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팀별로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보통 독일 등 유럽에서는 2인의 대표이사 체제를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영업, 전략 및 인사 관리를 하는 대표와 회계, 재무관리를 담당하는 대표가 각각 있어서 상호보완적인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과거 대표를 맡았던 분들은 당시 회계, 재무파트 담당이거나 혹은 영업의 한 부서를 담당하는 사람이 형식적인 대표성을 띠고 역할을 하였다. 제가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가졌던 생각은 회사를 원팀(One Team)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사업부서별 담당자가 소통하고 신뢰를 형성하며 사업부서간 미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다행히 현재 사무실로 이전한 후, 한 층에서 생활하게 되어 그런 기회가 많이 생겼다. 

또한 조직문화도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로 재정비하여 업무협조가 원활하게 되도록 전직원이 다같이 노력하였다. 댄포스는 냉동공조, 인버터, 히팅사업부, 유압사업부, 센서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중간재 성격의 제품을 생산하기에 EPC 관계자, 빌딩주, 설계업체 등 최종 소비자들에게 우리 존재와 제품에 대해 각인시킬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고객 대응팀을 신설하여 상업용 빌딩, 콜드체인, IDC(데이터센터) 등 여러 산업에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기 시작했다.  

김성엽 대표는 댄포스에 입사하기 전에는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나? 

난 통계학과 출신인 시스템 엔지니어로 지난 99년 IBM에 입사하여 유지보수 전략수립, 제품영업, 소프트웨어 세일즈 등 5개의 보직을 받을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접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호주 영주권 취득 후 호주로 건너가 IBM을 다니면서 MBA를 시작하였다. 이어  슈나이더 일렉트릭에서 인수한 APC라는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여 본사 글로벌 어카운트 부서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 시기에 매출을 150억 원에서 900억 원으로 성장시키는 등 성과를 인정받기도 했지만 공교롭게도 나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였다. 전 세계를 무대로 업무를 하다 보니 밥먹 듯 해외를 오가게 되었고 그로 인한 피로도와 스트레스에 녹초가 되어 갔다. 하지만 삼성물산과의 대규모 프로젝트의 연이은 수주와 삼성SDI 배터리의 전략적 제휴로 나름 큰 성과를 거두는 등 보람도 있었다. 거기서 쌓은 부서별 업무 조율과 통합하는 역량은 훗날 댄포스코리아를 이끌어 가는데 값진 밑거름이 되었다. 

김성엽 대표는 작년 11월에 열린 기자간담회 통해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렇다면 그린뉴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나? 

간단히 말해서 댄포스코리아는 콤퍼넌트 회사이다. 그린뉴딜을 말할 정도로 거창한 비전을 가진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정책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연구과제나 컨설팅을 통해 구체화 하는 작업들은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냉동창고, 데이터 센터 등의 경우 기온이 내려가면 배관에 결로가 발생하기 쉽다. 댄포스코리아는 핫가스 재생을 통해 냉매를 열교환하여 결로를 제거할 수 있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인건비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전국의 230여개 시군구에서 운영하는 특수차량의 경우 디젤차에서 전동차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할 때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사업을 수도권 북부 소재의 지자체, 대학교와 공동으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분야 모두 에너지를 적게 사용함과 동시에 카본 발생을 감소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더불어 폐배터리를 이용한 ESS사업도 동시에 추진 중인데, 이것이 바로 자원재생을 통한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댄포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압축기, 밸브, 센서, 콘트롤러, 열교환기 등 냉동공조 관련 기자재 등이 배관분야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댄포스 제품의 특징이나 장점은 무엇인가? 댄포스코리아와 배관산업과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난감한 질문이다. 우리 제품에는 IOT기술이 적용되어 있고 품질의 신뢰성 차원에서 우수한 제품들이지만 타 업체도 비슷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는 필터류, HPP펌프(해수담수화) 등에 대한 기술도 보유하고 있고, 열교환기, 유압사업부에서도 뛰어난 제품 경쟁력이 있다. 

우리는 품질, 신뢰성 및 혁신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집중력을 통해 스마트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 엔지니어링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우리 제품들은 냉매배관, 수배관, 난방분야, 냉동공조, 유압분야, 조선해양 분야의 제품들이 많다. 특히 인버터의 경우 펌프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결국 모든 제품들이 배관기자재와 함께 적용되는 제품이 많기에 상호 보완적인 불가분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서로 공존하면서 같이 발전해야 한다. 

에너지 솔루션기업인 댄포스코리아의 주력사업은 어떤 것이고 타 업체와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댄포스코리아는 3월 1일 조직 개편을 통해 5개 사업부를 3개 사업부로 바꿀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냉동․히팅, 센싱 분야의 Climate Solution사업부와 인버터 사업부, 그리고 유압사업부가 그것이다. 또한 4월 1일 댄포스코리아의 3번째 법인이 생긴다. 미국계 유압회사인 이튼사의 유압사업부를 인수하여 법인화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 매출 3,000억 원 달성도 곧 이루어지지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댄포스코리아는 커머셜 빌딩, 냉동창고 등 콜드체인, 조선, IDC, 전동화 사업 등 주력 분야에 내부 사업부 매출이 5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주력사업은 아이템이 아닌 적용분야별로 세분화하여 나눌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맞아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동사의 마케팅 전략이 궁금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데믹 현상으로 심화되면서 우리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피해를 최소화 하였다. 직원해고 대신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며, 안전과 건강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본사 지침과 한국정부의 지침을 잘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권고 했지만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 상황에 따라 대처했다. 

피해를 최소화 하며 아시아태평양 11개국 중 가장 낮은 매출감소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영업보조수단으로 댄포스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20분 정도의 홍보영상을 통해 댄포스코리아의 업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유튜브를 영업상 보조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직접 방문 대신 온라인을 활용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계획하고 있던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이 가속화 된 것이다.  

최근 김성엽 대표는 동북아 3국 총괄대표로 선출되었는데,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대만, 일본, 한국 등 동북아 3국 총괄대표로 선출된 것은 권한이라기보다는 지원이나 멘토링의 개념에 더 가깝다. 그들 국가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원팀 모델을 제시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울러 인력 양성을 통한 조직문화의 토대 구축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댄포스코리아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핵심 사업이나 신제품 개발 계획이 있다면… 

올해 통합사업부가 출범하면서 조직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신제품 출시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조직안정화가 우선이다. 다시 말해 고속성장에 따른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조직피로도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름대로 코리아 2.0 이라는 플랜을 통해 장기 추진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댄포스코리아는 올해도 GDP 대비 3배에 가까운 8%의 고속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김성엽 대표가 추구하고자 하는 댄포스코리아의 사업 방향이나 비전은 무엇인가?   

댄포스코리아는 한국에서 지속적 성장, 발전을 할수록 직원별 권한을 강화할 것이다. 동료들 간에 서로 협력관계를 통해 신뢰를 쌓고 성장, 발전할 수 있어야만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 직원들의 능력 향상이 곧 회사 발전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성장을 전제로 한 이윤 창출이 목적이다. 여기에 어떻게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가치부여가 필요하다. 4월 1일 출범하는 댄포스코리아의 세 번째 법인, DPS2와 함께 상호 시너지를 발휘, 큰 틀에서 볼 때 5년 이내에 5천억 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되어 함께한 동료들과 파트너사, 그리고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댄포스를 만들고 싶다. 

출처: 월간 배관기술 김경준 이사